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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평화상

홈 > 서울평화상 > 역대수상자 > 14회 수상자

권이혁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장님,
문희상 국회의장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님,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임직원 여러분,
양국 고관 여러분,
친애하는 신사 숙녀 여러분,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모두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서울평화상을 수상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받아들이며, 이는 제게 수여되는 상이 아닌 인도 국민에게 수여되는 상이라 믿습니다. 단 5년만에 기술과 노력으로 인도를 성공으로 이끈 것은 13억의 인도 국민이며, 인도 국민을 대신해 이 상을 겸손히 받아들이며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제가 본 상을 수여 받는 이면에는 '세계는 한 가족'(वसुधैव कुटुम्बकम)이라는 인도의 철학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담긴 평화의 문화적 메시지는 마하바라타(Mahabharata: महाभारत) 대전에서 크리슈나 군주가 내렸던 가르침과 통하며, 이 평화상은 그 가르침이 내려진 땅의 국민에게 수여되는 것입니다.

그 가르침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하늘과 우주 곳곳에 평화 있으라
전 세계와 자연에 평화 있으라
영원한 평화 있으라

본 상은 언제나 사회적 공익을 사적인 야망보다 우선시한 이들을 위한 상이며, 마하트마 간디 탄생 150주년을 맞아 이를 수상하는 것은 제게 있어 더 없이 큰 영광입니다. 저는 1030만 루피에 해당하는 서울평화상 상금을 인도에서 신성시되며 수백만 주민의 경제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간가(Ganga) 강의 청소와 복원을 위해 설립된 나나미 갠지(Namami Gange: नमामि गंगे) 기금에 기부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여러분,

서울평화상은 1988년 서울에서 개최된 제24 하계 올림픽의 성공과 정신을 기념하여 설립되었습니다. 88서울올림픽이 막을 내린 날이 다름 아닌 마하트마 간디의 탄생일이었기 때문에 우리 인도는 이 올림픽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올림픽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친절함, 그리고 경제 성공의 신화를 널리 알렸고, 스포츠 분야의 새로운 강자로서 무대에 오르는 눈부신 업적을 세계 역사에 기록했습니다. 88서울올림픽은 세계가 여러 방면에서 급변하던 시기에 개최되었습니다. 이란과 이라크 간의 전쟁이 종결되고, 같은 해 제네바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을 둘러싼 여러 평화 회담과 협약들이 체결되었습니다. 미국과 소련 간의 냉전이 막을 내리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황금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를 품었습니다. 그리고 세계는 잠시 동안 화목하고 번성하는 듯하였습니다.

오늘날 세계의 상황은 여러 면에서 1988년때보다 낫습니다. 빈곤율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고, 보건과 교육의 확대는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계속 이어져온 문제들도 있고, 또 새로 나타난 문제들도 있습니다. 서울올림픽이 개최되기 몇 달 전 기후변화에 대한 경종이 사상 최초로 울렸습니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 기후변화는 인류를 위협하는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서울올림픽이 개최되기 몇 주 전에는 알 카에다(Al Qaeda)라 불리는 무장 단체가 창시되었고, 오늘날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은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세계의 수백만 인구가 여전히 식량, 주거, 의료, 위생, 전력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까지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것만 봐도 우리에게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많이 남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더욱 분발해야 하며, 인도는 이런 난관 앞에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인구는 세계 인류의 1/6을 차지하며, 우리는 이 인구가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우리가 도입한 대규모 경제 개혁 덕분에 인도는 오늘날 탄탄한 경제 기반을 둔 거대 국가로 부상하였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만들자(Make in India)', '기술의 인도(Skill India)', '디지털 인도(Digital India)', '깨끗한 인도(Clean India)' 등 사회경제적 성장을 위한 여러 가지 계획들이 이에 기여하였습니다. 포용적 성장, 신용 대출 접근성, 디지털 금전 거래, 소비자 가정의 정보통신망 연결, 중소기업 지원책 등은 인도 국민 삶의 질을 눈에 띄게 향상시켰습니다. 스와치바라트 미션(Swachh Bharat Abhiyan)은 인도의 위생시설을 크게 개선하여 2014년까지 고작 38%에 미치던 위생시설의 설치와 이용을 2017년에 이르러 98%로 올려놓았습니다. LPG 연결 프로젝트인 우즈왈라 계획(Ujjwala Yojana)은 지방 여성들의 주방에 깨끗한 연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아유슈만 바라트(Ayushman Bharat ) 공공보건의료 지원 사업은 5억 명에 달하는 빈곤하고 취약한 계층에게 의료 혜택과 의료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도는 이러한 계획들을 추진함으로써 국가의 전반적인 성장을 도모함은 물론,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향해서도 힘차게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기반에는 무엇을 하던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며 지금 행하려는 것이 그에게 과연 이로운 것인지를 생각하라는 마하트마 간디의 가르침이 깔려있습니다.

친애하는 여러분,

인도의 성장 이야기는 인도 국민뿐 아니라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교훈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긴밀히 연결된 세계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경제로서 인도의 성장과 번영은 세계의 성장과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경제로 묶이고 연결된 평화롭고 안정적인 세계를 만들고자 합니다. 인도는 국제사회의 책임감 있는 구성원으로서 기후변화와의 투쟁에 있어 최전방에 서고자 합니다. 우리는 그간의 저탄소 기록을 막론하고 범세계적인 기후변화와의 싸움에 앞장서며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국내적으로는 탄소배출을 줄이며 산림 지역을 확대하였고, 탄소 연료에 의지하던 기존의 틀을 재생 가능한 연료로 대체해 나가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는 같은 뜻을 가진 국가들을 모아 국제태양광연합 (International Solar Alliance)을 창설하여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기존의 에너지 체재에서 무한한 태양에너지에 기대는 에너지 체제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또한 UN평화유지군에 가장 많은 병력을 지원해주는 국가들 중 하나로, 한반도 평화 정착에도 기여할 수 있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인도적 사업에 도움의 손길을 뻗었고, 자연재해로 고통 받는 국가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분쟁 지역에서 고통 받는 이들을 구출하는데 있어 인도 시민뿐 아니라 타국 시민들까지 구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인도는 다른 개발도상국들을 파트너로 받아들이며 이들의 발전과 사회∙물리적 인프라 구축을 위한 조언과 도움을 제공하였습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모두가 하나된 세계에서 오는 이득을 경험하기를 원하였습니다. 지난 몇 년간 인도 정부는 전 대륙에 걸쳐 새로운 교류 협약 맺고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였습니다. 동아시아와 관련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동방정책을 추진하며 대한민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다른 여러 국가와의 관계를 개선해나갔습니다. 이런 점에 있어 문재인 대통령님의 신남방정책은 우리 정책의 취지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친애하는 여러분,

인도는 오랫동안 평화를 누리던 땅입니다. 인도 국민은 수천 년에 걸쳐 평화와 화합, 그리고 공존의 의미를 깨우치고 행하였습니다. 수백의 언어와 방언, 수십의 주, 그리고 여러 가지 종교가 존재하는 인도는 아마도 세계에서 다양성과 다문화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국가일 것입니다. 우리는 인도가 다양한 이념, 종교, 공동체가 공존하며 번성하는 국가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다른 문화와 서로의 차이를 인내하고 포용하는 국가라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친애하는 여러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인도 또한 국경을 두고 다른 국가와 여러 차례의 분쟁을 겪었습니다. 평화를 주장하던 우리의 노력은 종종 테러로 인해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인도는 이와 같이 국경을 넘나드는 테러 행위를 40년간 겪으며 인내해야 했고, 지금은 세계의 다른 국가들도 이와 같은 테러 위협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에 맞서 우리 모두가 손잡아야 할 때입니다. 테러리스트의 네트워크, 재정, 재원 수급 수단을 일절 단절해야 하며, 이들의 이데올로기와 선전을 차단해 테러 행위 이념을 뿌리뽑아야 합니다. 이것이 선제되어야만 증오와 파괴, 그리고 보복과 폭력이 차지하는 자리를 화합과 발전, 그리고 화합과 평화로 메울 수가 있습니다.

친애하는 여러분,

지난 몇 년간 평화를 향한 한반도의 발전은 희망을 북돋아주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은 국제사회와 북한이 서로에게 품던 불신과 의심을 잠재우고 이들을 협상의 자리로 이끄는데 기여하였습니다. 이는 결코 작은 업적이 아니며 찬사를 받아 마땅합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어 인도가 남한과 북한과의 대화, 그리고 북한과 미국간의 대화를 지지함을 표하는 바입니다.

한국 격언 중에는 이런 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시작이 반이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의 노력으로 인해 한반도에 평화가 도래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친애하는 여러분, 저는 이 연설을 1988년 올림픽 주제곡의 일부 가사를 인용하며 마치고 싶습니다.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여러분, "감사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