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서울평화상

홈 > 서울평화상 > 역대수상자 > 12회 수상자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005년 10월부터 현재까지 독일총리로 재임하면서 과거사 사죄를 통한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 문제를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인식시키면서, 이를 통한 전쟁의 폐해를 알리고 국제평화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으며 유럽 경제 위기 극복 및 국가간 협력을 증진시킴으로써 세계 평화와 인류복지 증진에 크게 기여하였다.

메르켈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나치 독일이 자행한 홀로코스트에 대해서 거듭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전세계적으로 과거의 만행을 부정하고 있는 국가와 또 인권을 말살하거나 유린하고 있는 현존 독재국가들에 대해 철저한 반성과 인권 경시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강조는 지속되고 있다. 먼저 메르켈 총리는 2007년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나 이전의 모든 독일 총리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독일의 특별한 역사적 책임을 의무로 여겼습니다. 나 역시 이런 특별한 역사적 책임을 명확하게 인정합니다”라고 밝힘으로써 독일의 역사적 과오에 대해 국제사회를 상대로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2008년 3월 국가 수반이 아닌 정부 수반으로는 최초로 이스라엘 의회 연설에서 “쇼아(홀로코스트를 뜻하는 히브리어)는 독일인에게 가장 큰 수치입니다. 쇼아에 의한 문명의 균열은 전대미문의 일입니다. 독일인의 이름으로 유태인 600만명을 대량학살한 일은 많은 유태인 여러분들과 유럽 그리고 전세계의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했습니다. 독일 국민은 이를 수치스럽게 느끼고 있습니다. 나는 희생되신 여러분과 살아남은 여러분들, 그리고 그 분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여러분들 모두에게 머리를 숙입니다”라며 나치 독일의 유태인에 대한 만행을 이스라엘 국민들에게는 물론 전세계에 공개적이고 분명하게 사죄했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 수장으로서는 처음으로 2013년 8월 20일 히틀러가 권력을 잡은 직후 만든 독일 최초, 최대 규모의 정치범 수용소로 20만명이 넘게 투옥되고 4만 3천여명이 목숨을 잃은 다하우 나치 강제수용소를 방문하였다.

여기서 메르켈 총리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린 뒤 “이 곳 수감자들의 운명을 떠올리면 깊은 슬픔과 부끄러움을 느낀다. 독일이 인종과 종교, 성별 등의 이유로 사람들의 생존권을 빼앗고 얼마나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이곳의 경고는 영원할 것이며. 대다수 독일인이 당시 대학살에 눈을 감았고 유대인 등 나치 희생자들을 도우려 하지 않았다”고 사죄하기도 했다.

이처럼 메르켈 총리는 역사 부정과 과거사 왜곡 문제에 대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단호한 입장을 보임으로써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과 정의, 화해와 공존의 가치 증진, 그리고 이를 통한 평화 정착에 크게 기여했다.

2014년 2월에는 16명의 각료를 대동하고 이스라엘을 방문하여 홀로코스트 만행에 대해 또 다시 사죄하였고, 피해국의 시몬 페레스 대통령으로부터 <이스라엘 최고 시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009년말 그리스로부터 시작된 유럽연합 국가들의 재정적자 문제가 발생해 남유럽 몇몇 유로존 국가들이 심각한 재정위기에 처하자 위기에 직면한 국가들에게 강도 높은 긴축정책과 구조조정 등을 요구하는 등 강력한 위기 극복의 리더십을 발휘하여 국가경제 파탄 직전에서 이들 국가들을 회생시키고, 자칫 붕괴위험에 놓였던 유럽연합을 구해냄으로써 유럽인과 유럽의 안정과 평화를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특히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유로존 경제위기 극복은 전 세계로 파급될 수 있는 경제위기를 어느 정도 차단함으로써 인류복지 증진에도 크게 기여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유럽이 멸망하는 것을 원치 않고 유럽이 위대한 일을 해내길 바란다는 의미에서 2012년 10월 유럽의회 연설에서 미래의 유럽연합 구조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메르켈 총리는 공동금융시장, 공동재정협약, 공동경제정책, 그리고 더 많은 민주적 법률과 통제 등 네 개의 기둥으로 구성된 새로운 유럽공동체의 이름인 안정연합(Stabilitatsunion)을 제안하였다. 유럽의 경제적 위기를 겪으면서 제안한 메르켈의 구상은 아직 독일은 물론 유럽연합회원국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못하지만 그녀가 의도한 협력과 공존의 가치는 높이 평가되고 있다.

두 번의 전쟁 패배로 군사력을 멀리해 온 독일이지만 국제평화 정착과 협력에 대해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평화구축을 위한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독일군을 파병한 것은 평화에 대한 메르켈 총리의 입장을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또한 ‘기후와 에너지 정책’, ‘대서양 경제협력의 심화 정책’, ‘흑해 지역과 중앙아시아에 대한 협력정책’ 등을 제안하여, 친환경 에너지 분야와 국가간의 경제협력을 통한 공동번영이라는 전 지구적인 의제를 실행하고 있다.

한편 메르켈 총리는 지난 7월 중국 방문길에서 “북핵 등의 글로벌 이슈는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서독에서 태어나 동독에서 자라고 물리학을 공부한 후 학자로 살다가 통일과 함께 정치계에 입문한 아웃사이더에서 독일을 넘어 유럽의 중심인물로 나아가 전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성장한 것은 많은 어려움에 처한 사회적 약자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귀감이 되기도 하였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최초의 여성총리, 독일 최초의 과학자 출신 총리, 독일 역사상 최연소 총리, 최초의 동독 출신 총리 등 수식어가 화려하지만 한없이 겸손하고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다.